움직이는 열차 위에서 펼쳐지는 치루(齊魯) 문화의 향연

From:금교Author: 2025-06-06 09:25

 4월 10일, ‘치루 1호(齊魯1號)’ 관광열차가 지난에서 천천히 출발했다. 이 열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먹고, 자고, 타고, 보고, 사고, 즐기는’ 여정을 하나로 묶으며, 몰입형 문화 체험을 핵심으로 삼아 전 연령층의 여행자들에게 깊이와 재미를 모두 갖춘 문화관광의 향연을 선사한다.

 ‘치루 1호’에 탑승했던 승객들은 그 체험을 회상하며 입을 모아 극찬했다. “기차에 올라서는 순간부터 즐거운 여정이 시작됐어요.” “작은 기차가 흔들리는 리듬은 산둥 대지의 힘찬 맥박 같았죠.” “멀리서 바라보니 가슴이 두근거리고, 직접 타보니 흥미진진한 경험이 펼쳐졌습니다.” 승객들의 표현에는 시적인 감성이 묻어난다.

 열차 디자인만 보더라도 예술적 분위기가 가득하다. 열차 외벽에 적힌 ‘치루’ 두 글자는 왕희지(王羲之)의 서체에서 따온 것으로 유려하고 생동감 있는 느낌을 준다. 외관 디자인에는 ‘friendly’라는 영문도 절묘하게 녹아들어 복고적이지만 고루하지 않은 인상을 풍긴다. 글자 색채의 푸른빛과 보라빛은 태산의 청명함과 바다의 깊이를 상징하고, 장밋빛은 시대적 찬란함을 의미한다. 각 색상은 산둥의 자연과 인문적 문화의 정취를 담고 있다.

 열차 내부로 들어서면 진한 문화의 향기가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웨이팡의 양자부(楊家埠) 목판 연화, 가오미 전지(剪紙), 린수 유편(柳編), 웨이팡 연 등 민간 장인들의 지혜가 담긴 무형문화유산의 전시품들이 곳곳에 전시되어 있다. 정성스럽게 꾸며진 문화예술 전시 구역에는 산둥 각지의 역사 유물의 복제품과 서화 작품들이 전시되어, 여행 중에도 관광객들이 역사와 문화를 밀접하게 접할 수 있다. 특히 축소판 치루 산수 두루마리, 여행용 플래너, 보온병, 쿠션, 냉장고 자석 등 중국 전통과 현대 감각을 접목한 문화 창작 제품들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가장 놀라운 점은 15칸에 이르는 각 열차 객차가 ‘1차 1도시(一車一城)’를 테마로 꾸며져 있어, 그 자체가 움직이는 문화예술의 전당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쯔보의 도자기와 유리 공예 감성, 취푸의 유교 사상, 웨이하이의 해변에서의 낭만,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것은 5호차로, 지난시 문화관광국이 공들여 꾸민 ‘지난 테마’ 객차다. 차 안에는 지난의 아름다운 풍경 사진이 걸려 있고, 정성껏 제작된 관광 책자, 가이드북, 지도, 옛 건축 엽서 등이 비치되어 있어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다. 여행 중 잠시 쉬어가는 순간에도 지난의 깊은 문화적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르자오 테마 객차는 ‘해양’을 테마로 하여, 창문에는 아름다운 해양 생물 스티커가 붙어 있고, 좌석의 헤드레스트에는 르자오의 대표 관광지가 인쇄되어 있다. 쯔보 테마 객차는 산업풍 디자인과 바비큐 문화로 꾸며져 있으며 객차 안에는 쯔보 바비큐 홍보 포스터가 붙어 있어 도착하기도 전에 그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치루 1호’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전통적 수공예가 경쾌한 열차 바퀴 소리 속에서 새 생명을 얻는 ‘이동하는 무형문화유산의 박람회’가 되기도 한다. 4월 26일, ‘치루 1호’ 관광열차 8호 문화 테마 객차 안에서는 이색적인 무형문화유산 체험 행사가 열려 많은 승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날 현장에는 지닝시 시급(市級) 무형문화유산 대표 전승자인 톈롄(田蓮)이 전통 복장을 갖춰 입고 등장해 눈앞에서 면소(麵塑) 제작 시연을 펼쳤다. 그녀는 다채로운 색의 반죽을 손끝으로 이리저리 주무르고 빚어내더니, 불과 수십 초 만에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판다 한 마리가 생동감 있게 태어나며 승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그녀는 작업과 동시에 승객들에게 “면소는 단순한 손기술이 아니라 문화 기억을 담은 매개체입니다. 관광열차 위에서 무형문화유산을 선보이면, 전국 각지에서 온 여행객들이 산둥의 무형문화유산을 가까이서 접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생한 체험 방식이 정적인 전시보다 훨씬 더 생명력이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닝 옌저우 지역의 무형문화유산 연구자이자 보급자인 장융(張永)은 “‘치루 1호’의 운행은 무형문화유산의 전승과 보호에 새로운 길을 열었습니다. 동시에 전승자들에게도 새로운 아이디어와 매체와 무대를제공했습니다. 전통적 수공예와 현대 교통수단이 결합함으로써 문화 활동의 재미와 상호작용성이 높아지고, 더 많은 소중한 무형문화유산이 대중의 눈앞에 보여지게 되는 효과를 가져옵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산둥관리대학(山東管理學院) ‘금성서운곡예사(琴聲書韻曲藝社)’ 소속의 뤄샤오징(羅曉靜)과 중위팅(鐘宇婷)은 관광열차에서 승객들을 위해 산둥 고유의 곡예 연창곡 <맑은 샘물에 버들바람(泉水清清楊柳風)>을 선보여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뤄샤오징은 “산둥금서(山東琴書)와 산둥대고(山東大鼓)는 국가급(國家級) 무형문화유산입니다. 우리는 이 전통 예술 형식을 통해 지난의 산과 샘, 호수, 강, 도시를 모두 엮어, 관광열차에 탄 승객들에게 지난 특유의 도시 매력과 풍부한 문화적 깊이를 보여주고자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무형문화유산 공연이나 예술 무대는 정기적으로 열차 안을 찾아가며,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방식으로 치루 문화를 관광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열차 안에서의 체험이 잊지 못할 추억이 된다면, 열차에서 내린 뒤의 여정은 더욱 다채롭고 사람들을 기대하게 한다. 잘 알려져 있듯 산둥은 깊은 문화적 내공과 풍부한 관광 자원을 가진 문화 강성(強省)으로 여행하기 좋은 성이다. ‘치루 1호’ 관광열차는 산둥의 11개 도시, 22개 역을 아우르며, 노선을 따라 200여 개가 넘는 관광지를 연결해 관광객에게 폭넓은 선택의 기회를 제공한다. 예컨대, 지난의 다밍호(大明湖)에서 소설 <지난의 겨울> 속 문학적 정서를 음미하고, 태산 정상에서 구름바다를 삼키고 뱉는 웅장한 경관을 만날 수 있다. ‘연의 도시(鳶都)’로 불리는 웨이팡에서는 연을 매개로 한 로맨틱한 동화가 펼쳐지고, 지닝 취푸의 췌리(闕裏) 골목에서는 천 년의 예악(禮樂) 문화가 여전히 흐르고 있다. 열차의 정차역마다 하나의 정성스러운 문화의 체험이 되고, 이러한 차별화된 노선의 설계는 마치 다면체 프리즘처럼 다양한 각도로 치루 문화의 찬란한 색채를 투영하여 관광객들에게 몰입형의 느긋한 여행을 선사한다. 이 밖에도 ‘치루 1호’와 함께 주목받고 있는 것은 노선을 따라 펼쳐진 숨은 보물 같은 ‘작은 도시’들이다. 후난성에서 온 관광객 왕 선생은 “전에는 태산이나 삼공(三孔), 바오투취안(趵突泉) 같은 곳만 알았는데, 이번에 ‘치루 1호’를 타보니 산둥의 작은 현(縣)들도 이렇게 깊은 문화적 저력이 있는 줄 몰랐어요.”라고 감탄했다. 왕 선생의 인상에 깊이 남은 곳 중 하나는 바로 ‘고구주(古九州)’ 중 하나로 꼽히는 칭저우(青州)다. 산둥에 위치한 이 도시는 국가 1급 박물관까지 갖추고 있다. 대문호 소식(蘇軾)의 명시 <수조가두·명월기시유(水調歌頭·明月幾時有)> 등의 불후의 구절들이 놀랍게도 산둥의 작은 도시 주청(諸城)에서 쓰여졌다는 사실 또한 많은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다. 랑야고성(琅琊古城)이 산둥 린이에 숨어 있는 고도(古都)였다는 사실 또한 놀랍다.

 철길을 붓 삼고, 문화를 바탕으로 삼은 ‘치루 1호’는 그야말로 달리는 ‘치루 문화의 백과사전’이다. 열차 안팎으로 펼쳐지는 창 너머 풍경은 관광객들로 하여금 역사의 중량감과 시대의 맥박을 온몸으로 느끼게 해준다. 지금, 당신의 손에 쥐어진 승차권은 곧 ‘초대장’이다. 이제, 이 흐르는 문화의 향연 속으로 함께 떠나봅시다.

편집:董丽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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