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여행’: 풍경을 보는 데서 문화의 맥락을 읽는 여행으로

2026-11-06 16:11:16 来源:금교

올해 들어 소셜미디어에서의 인기 있는 관광지를 찾아 인증하거나, 랜드마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관광지를 빠르게 둘러보는 방식의 여행은 점차 열기가 식고 있다. 그 대신 문화적 의미와 교육적 가치를 함께 갖춘 ‘교과서 속 장소를 찾아가는 여행’이 조용히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부모들은 더 이상 아이와 함께 유명한 자연경관을 둘러보는 데만 집착하지 않는다. 국어와 역사 교과서에 등장하는 인문학적 맥락을 따라 글 속에 담긴 현실의 공간을 찾아가고, 책으로 접했던 내용을 눈으로 보고 직접 만질 수 있는 생생한 경험으로 바꾸고 있다.

퉁청여행(同程旅行)이 발표한 <2026년 여름방학 가족여행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여름방학 기간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와 고전시에 관련된 체험학습 여행 상품에 대한 문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0% 이상 증가했으며, 관련 휴양 상품의 예약 열기도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상승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교과서 내용이 기존의 인기 관광지 순위를 대신해 가족들이 여행 목적지를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기준이 됐다는 것이다. ‘풍경을 보는 여행’에서 ‘문화의 맥락을 읽는 여행’으로의 이러한 변화는 여름방학 문화관광 소비가 단순한 양적 집중에서 질적 심화로, 오락과 여가 중심에서 가치 창출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다.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아이와 함께 국기 게양식을 보러 온 한 학부모는 “아이가 매일 톈안먼에 가서 보고 싶다고 했는데, 이번에 특별히 데리고 와서 국기 게양식을 보니 톈안먼에 대한 이해가 훨씬 깊어진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교과서+현장’ 방식의 수준 높은 문화 체험은 가족여행 수요와 정확히 맞아떨어지면서 과학기술관, 박물관, 미술관, 기념관 등 다양하고 수준 높은 문화공간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저장(浙江)성 사오싱(紹興)의 루쉰(魯迅) 고거를 찾아 12세 아들과 함께 현장 체험학습에 참여한 베이징에서 온 학부모 장(張) 씨는 “아이가 교과서에서 바이차오위안(百草園)과 싼웨이수우(三味書屋)를 읽었지만, 그동안에는 추상적인 글자로만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직접 이곳에 서 보니 들풀과 꽃과 나무, 온갖 벌레는 물론 ‘푸르른 채소밭, 매끄러운 돌 우물 난간’과 같은 생생한 장면을 더욱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장 씨는 이번 여행에는 빡빡하게 짜인 일정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교과서의 내용을 따라 장소를 둘러봤다고 말했다. 아이는 바이차오위안의 흙담 아래에서 한참 머물며 주변을 관찰하고, 싼웨이수우에서 당시의 분위기를 느껴보는 한편, 스스로 루쉰의 생애와 관련된 이야기를 찾아보기도 했다. 이를 통해 루쉰의 작품과 업적을 보다 직접적으로 느끼고 이해하게 됐다.

“‘교과서 여행’의 가장 큰 가치는 지식을 거꾸로 끌어내는 데 있습니다.” 8년째 체험학습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체험학습 지도사 리밍(李明)은 전통적인 학습이 ‘문자를 뇌에 입력하는 것’이라면, 직접 현장을 찾아가는 여행은 ‘실제 공간을 통해 기억을 활성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들이 교과서에 묘사된 장면을 직접 눈으로 보고 글에 담긴 정취를 몸소 느끼면 ‘읽고, 보고, 생각하고, 깨닫는’ 과정을 빠르게 연결할 수 있어, 딱딱한 지식을 생생한 삶의 경험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한여름의 웨양러우(岳陽樓, 악양루) 관광지는 탁 트인 전망과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누각에 올라 난간에 기대어 멀리 바라보면, 범중엄(范仲淹)의 <악양루기(岳陽樓記)>에 등장하는 “드넓고 넘실거려 끝없이 펼쳐져 있으며, 아침 햇살과 저녁 그늘에 따라 온갖 모습을 보여주는” 둥팅후(洞庭湖)의 장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천년의 세월을 넘어 전해진 문학 작품 속 웅장한 정취가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지는 순간이다. 창사(長沙)에서 온 관광객 후쯔첸(胡子謙)은 “범중엄이 당시 이곳에서 불후의 명작을 남겼고, 세상을 바라볼 때는 멀리 내다보는 시야가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줬습니다. 사람은 자신의 기쁨과 슬픔에만 몰두해서는 안 되고, 마음속에 국가와 민생을 품어야 합니다. 여행을 왔다면 단순히 풍경만 볼 것이 아니라 이런 넓은 마음과 기개도 배워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플랫폼의 수요와 공급이 맞물리는 측면에서도 ‘교과서 여행’의 소비 효과는 두드러진다.

퉁청연구원 수석연구원 청차오궁(程超功)은 “첫째, 여행지에 머무는 시간이 길다는 점입니다. 특히 식음료와 숙박 소비가 증가하며, 장거리 체험학습 상품의 숙박 비율은 대체로 100%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둘째, 종합적인 객단가가 더 높습니다. 일반 관광 상품과 비교하면 교과서 여행 상품은 30% 이상의 프리미엄이 붙으며, 고급 맞춤형 상품의 경우 프리미엄이 두 배까지 높아질 수 있습니다. 셋째, 추가 소비도 일반 관광 상품보다 15~20%가 높습니다. 소비 품목도 더욱 다양해져 식음료, 숙박, 수공예, 문화창작 상품 등을 아우르며, 관광객이 참여하는 체험형 상품의 재구매율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입니다.”라고 말했다.

화남사범대학교(華南師範大學) 관광관리대학 리쥔(李軍) 교수는 전반적으로 볼 때 현재 ‘교과서 여행’이 문화관광 산업에 가져오는 긍정적 효과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리쥔 교수는 “먼저, ‘교과서 여행’의 가장 큰 산업적 강점은 문화적 기억과 관광 소비를 깊이 결합한다는 데 있습니다. 폭넓은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깊은 정서적 공감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또한 교과서 여행은 문화관광과 교육을 결합해 산업 구조를 재편함으로써 공급 측면의 개혁 잠재력을 끌어내고, 관광산업이 전통적인 자연자원에만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동시에 항일 유적지와 역사문화도시 등 기존에 존재하는 자원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시후(西湖)에서 소식(蘇軾)의 시를 음미하고, 자오저우차오(趙州橋)에서 고대 장인들의 지혜를 되새기며, 루산(廬山, 여산) 기슭에서 이백(李白)의 <망여산폭포(望廬山瀑佈)>에 묘사된 폭포를 가까이 바라보고, 고궁의 뜰에서 역사의 맥락을 느끼고, 위안밍위안(圓明園)에서 무너진 담장과 남겨진 흔적을 마주한다.

여름방학을 계기로 불붙은 ‘교과서 여행’ 열풍은 천년의 문화적 맥락과 산천의 풍광, 역사 유적, 지역의 풍속과 인정을 교과서 밖으로 끌어내 아이들이 가까이에서 직접 접하고 경험할 수 있는 성장의 자산으로 만들고 있다.

인증샷과 과시를 위한 들뜬 여행에서 벗어나고 장거리 이동의 피로와도 작별한 2026년의 ‘교과서 여행’은 가족여행의 핵심 가치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여행을 단순한 공간의 이동이 아니라 지식과 마음이 함께 성장하는 경험으로 바꾸고, 산과 강을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문화의 맥락을 담고 다음 세대를 길러내는 살아 있는 교과서로 바꾸고 있다.

편집:董丽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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