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소 탐방에서 일상의 공간으로: 한국인이 알아가는‘가까운 이웃’중국
2026-11-06 16:18:55 来源:금교
금요일 해질녘, 서울의 퇴근길 인파 속에는 캐리어를 끌고 곧장 공항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있다. 몇 시간 뒤면, 그들은 상하이 난징루(南京路)의 식당에서 풍성한 만찬을 즐기거나, 칭다오의 야시장에서 시원한 맥주 한 잔을 마시며 밤바람을 맞으며 거닐고 있을지도 모른다. 과거 한국인들은 중국을 찾아 명승지를 둘러보고 유명 도시를 관광하며 중국의 ‘이국적인 풍경’을 접했다. 하지만 이제는 언제든 가볍게 떠나 중국의 소소한 일상과 골목길,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찾아 나서는 이들이 늘고 있다. 국경을 넘나드는 이동이 갈수록 편리해지면서 ‘금요일 퇴근 후 상하이행’은 어느덧 하나의 일상이 되고 있다. 이제 한국인에게 중국은 더 이상 먼 곳이 아니라, 언제든 가까이 다가가 직접 그 온기를 느끼고, 마주 앉아 정답게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진정한 ‘가까운 이웃’이 되어가고 있다.
관광 명소를 넘어 현지인의 삶 속으로
올해 청명절 연휴, 한국인 청년 고준호 씨는 조금 특별한 청두(成都) 여행길에 올랐다. 그는 판다를 보거나 타이구리(太古里)를 둘러보고 솽쯔타(雙子塔) 같은 익숙한 랜드마크를 찾는 대신, 소박한 골목과 거리에 시선을 돌렸다. 저녁 무렵 왕핑(望平) 거리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담소를 나누며 얼큰한 훠궈와 달콤한 빙펀(冰粉)을 즐겼고, 늦은 밤에는 톈푸광장(天府廣場) 인근에서 족욕(足浴)과 마사지, 귀청소(采耳)를 체험했다. 다음 날 오전 11시가 넘어서 그는 다시 인민공원(人民公園) 인근의 야외 찻집에 앉아 은은한 개완차(蓋碗茶) 한 잔을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그의 스마트폰 속에는 위챗과 알리페이, 가오더(高德)지도, 샤오훙수(小紅書)가 설치돼 있어 이를 통해 여행 내내 결제를 하고 길을 찾고 여행정보를 검색했다.
중국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의 여행이 점점 깊어지면서 여행 방식도 조용히 변하고 있다. 고준호 씨처럼 관광지를 둘러보기보다 일상적인 생활공간으로 깊이 들어가는 관광객이 적지 않다. 이들은 현지 재래시장을 둘러보고, 전통 공예를 체험하며, 현지인들을 따라 잘 알려지지 않은 소규모 식당을 찾아다닌다. 이러한 ‘몰입형 관광’의 유행은 한국인 관광객들이 중국의 도시 발전과 서민들의 일상을 보다 직접적으로 이해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마음 내키면 바로 떠나는’ 국경 간 여행이 하나의 일상이 되고 ‘금요일 퇴근 후 상하이행’이라는 말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으면서 한국과 중국 사이의 시공간적 거리가 날로 좁혀지고 있다. 바다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한중 양국이 마치 ‘한 도시에서 생활하는’ 듯한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상하이 난징둥로(南京東路)에 위치한 하이디라오(海底撈) 인민광장점에는 손님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외국인 손님의 대부분을 한국의 젊은 층이 차지한다. 현지인들에게도 인기 만점인 화려한 ‘수타면 퍼포먼스’와 ‘변검(變臉) 공연’, 로봇 댄스 역시 한국 소셜 미디어에서도 인기 있는 콘텐츠가 되고 있다. 상하이 위위안(豫園)의 운치 있는 정자와 누각 사이, 화려한 전통 의상 한푸(漢服)를 차려입고 인생샷을 남기는 이들 중에는 중국인 여성뿐만 아니라 소문을 듣고 찾아온 한국인 여성들도 있다. 이 정교하고 화려한 스타일링은 이들에게 잊지 못할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여기에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높은 관심을 받는 차 음료나 길거리 음식도 한국에서 빠르게 인기를 얻고 있으며, 이것을 직접 맛보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중국을 찾는 한국인 여행객들도 결코 적지 않다.
과거 한국인 관광객들이 중국에서 기이한 빼어난 풍경을 찾았다면, 이제는 중국의 소박하고 평범한 일상을 찾아 나서고 있다. 어쩌면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중국인들의 일상적인 삶 자체가 가장 따뜻하고도 특별한 하나의 풍경인지도 모른다.
아름다운 풍경의 기록에서 마음을 나누는 공감으로
최근 들어 점점 더 많은 한국인 크리에이터들이 국내외 플랫폼에서 중국에서의 소소한 순간들을 공유하고 있다. 과거에는 만리장성과 자금성, 태산, 상하이 와이탄(外灘)의 화려한 야경이 주로 카메라에 담겼다면, 이제 한국 크리에이터들의 카메라에는 한층 다채롭고 이색적인 일상의 장면들이 담기고 있다.
청두 인민공원 한편에서 동네 어르신들이 장기와 마작(麻將)을 두는 모습을 구경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걸쭉한 사투리를 쓰는 감자 노점상과 서로 말이 잘 통하지 않으면서도 열띤 대화를 나누며 특별한 인연을 맺은 이도 있다. 길거리에서 중국인 아저씨에게 앞니로 해바라기씨를 깔끔하게 까먹는 요령을 배우기도 하고, 중국인 술친구와 잔을 기울이며 밤늦도록 담소를 나누기도 한다. 이처럼 사람과 사람이 만나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순간들은 그 어떤 미식이나 화려한 비경보다도 가슴 깊은 울림을 남기는 최고의 여행 경험이 되어준다.
한국의 여행 크리에이터 ‘헬로 잭슨’은 불과 1년 사이에 무려 46차례나 중국 땅을 밟았다. 상하이, 충칭(重慶), 선전(深圳), 창춘(長春), 장자제(張家界) 등 수십 개 도시를 누빈 그는 어느덧 한국 소셜미디어에서 가장 주목받는 중국 전문 여행 크리에이터로 입지를 다졌다. 그는 중국 현지에 남겨진 대한민국 독립운동 유적지를 찾아 기록하며 역사와 문화에 대한 공감대를 전하고, 베이징의 현지 친구가 자신과 함께 여행하고 생일을 챙겨준 가슴 뭉클한 기억을 공유하기도 했다. 골목 곳곳의 일상적인 풍경과 평범한 이웃들의 순박한 미소를 카메라에 담아온 그는 중국을 여행하는 내내 사람들의 “다정한 선의에 깊이 감싸이는 기분이었다”며, 이러한 따스함이 자연스럽게 양국 사이의 거리를 좁혀준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렇게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중국을 무작정 칭찬하기 위해서도, 비판하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그저 제가 직접 눈으로 본 있는 그대로의 중국의 모습을 많은 이들에게 전하고 싶을 뿐입니다.”
잠시 스쳐가는 여행자에서 곁에 머무는 이웃으로
일부 한국인들은 이제 ‘금요일 퇴근 후 중국행’의 즐거움에 만족하지 않고, 중국에서 장기간 머무를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이 가장 먼저 떠올린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바로 ‘여행하듯 살아보는 장기 체류’ 방식이다.
칭다오는 한국인들에게 비즈니스의 무대이면서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주말의 유토피아이자, 한국인 장기 체류자들이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제2의 고향이기도 하다. 싼야(三亞)는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싶은 한국의 노년층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이들은 야룽완(亞龍灣) 인근의 아파트를 월세로 빌려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머문다. 이들에게 싼야는 ‘제2의 집’이자 ‘온기 넘치는 다섯 달’을 선사하는 곳이다. 윈난(雲南) 역시 한국인들이 동경하는 ‘낭만적인 여행지’다. 이들은 현지의 장기 체류자들처럼 윈난의 고즈넉한 작은 정원이 딸린 집을 빌려, 타국의 도시에서 ‘다른 방식의 삶’을 살아보려 한다.
나아가, 일부 사람들은 점차 잠시 들렀다 떠나는 여행객에서 진정한 주민으로 변해가고 있다.
한국인 청년 김정현 씨는 부모님으로부터 후난(湖南)성 남부지구의 산수가 지닌 웅장한 아름다움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자랐다. 그러다 2024년, 그는 배낭 하나를 메고 홀로 첸저우(郴州)를 찾았다. 부모님이 이야기했던 아름다운 풍경을 모두 둘러본 뒤, 그는 중국에 정착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2025년 봄, 다시 첸저우를 찾은 진정현 씨는 이미 창쥐안(長卷) 문화관광 리조트 내 ‘한국 식당’의 사장님이 되어 있었다.
한국 청년 현현 역시 이와 비슷한 경험을 공유했다. 유학 시절 알게 된 산시(陝西)성 친구의 소개로 천년 고도 시안(西安)을 찾은 그는 친링산(秦嶺)과 리산(驪山)의 웅장한 자연을 누비고 현지 바이크 라이더 친구들과 어울려 시안 구석구석의 현지 음식을 맛보았다. 또 산베이(陝北) 지역의 전통 구전 예술인 ‘숴수(說書)’와 이색적인 현악기 ‘라와프(熱瓦普)’까지 배우며 시안에서의 삶에 깊이 빠져들었다. 결국 시안에 정착하기로 결심한 그는 현지에 문화 미디어 스타트업을 설립하고, 더 많은 한국인 친구들이 시안에서 창업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그는 “시안은 제게 끊임없는 영감을 주었고 따뜻하게 품어주었습니다. 이곳에서 오래도록 삶을 이어가고 싶습니다.”라고 전했다.
편집:董丽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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